설립자 인사말

대표

설립자 허혜숙

장애를 극복해간다는 것은
재활이 아니라
사회를 변화시키는 운동입니다.


저는 1966년도에 8남매의 막내로 태어났으며 4살 때 소아마비로 장애를 갖게 되었고, 11살에 부모님 모두가 돌아가셔서 고아로 이집저집 친척집을 돌며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특히 당시 부모 없는 장애 여자아이는 하늘로부터 천벌을 받은 사람처럼 취급되었습니다. 저주받은 마녀처럼 취급되었죠. 살아있는 것에 죄책감을 느껴야 하는 존재로 여겨졌습니다.심지어는 그 시절 시골에서 동네 공동 화장실을 사용했었을 당시, 사춘기 소녀로서 초경을 시작했을 때는 동네 할머니들의 “저 몸에서도 생리를 한다” 는 비난을 참아내야 했었습니다.

18살이 되던 해 동네어른들과 친척 어른이 저의 의사와 상관없이 저를 돈 500만원에 부잣집에 팔았습니다. 저는 3년 6개월간 외부와 단절된 채 갇혀 노예처럼 살았고, 주기적으로 강제 임신 시술을 받았습니다. 인권 운동을 통해 ‘내가 살아 있는 존재’라는 것을, ‘내가 가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내가 장애여성이 아니었다면 팔려가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두려웠고, 도망갈 용기도 없고, 항상 죽어야겠다는 생각만 하며 살았습니다.
그리고 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게 빨리 죽게 해달라고 신에게 기도했습니다. 22살에 시험관 아기 시술을 받던 중에 저는 시술을 해주시던 산부인과의사의 조언으로 ‘더 이상 이런 삶은 살지 않겠다’ 생각하며 도망쳤습니다.
이후 장애인 인권 운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인권 운동을 통해 ‘내가 살아 있는 존재’라는 것을, ‘내가 가치 있는 사람’ 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 깨달음은 저의 모든 두려움을 없애주었고, 저 자신을 사랑하게 해주었습니다. 저는 더 이상 저 같은 장애여성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장애인 인권운동을 하며 일을 하고 싶었지만 노동시장에 진입할 수가 없기에 거리에서 음식장사를 했습니다. 길거리의 뽑기 장사부터 시작해서, 포장마차. 그리고 식당까지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일을 통해 경제적 자립을 하고, 집도 사면서 일자리가 바로 내가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이라는 걸 느꼈습니다.

일을 하면서 내가 장애여성이기 때문에 느꼈던 모든 부정적인 언어들을 모두 긍정의 언어로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장애인 운동가인 남편을 따라, 2004년 UN 『국제장애인권리협약』 논의 과정 중 유엔 총회에 처음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늘 운동들은 전문가들이 주도했습니다. 장애인권리협약에는 장애인이자 여성이라서 이중 차별을 받는 저의 입장에 대해서는 이야기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말하기 어려운 제 과거를 그들에게 이야기하면서 장애여성에 대해 인식해달라고 했습니다. 내 일(my work), 나의 일을 통해, 내일(tomorrow), 미래를 여는 멋진 여성
그 후 한국으로 돌아와서 저는, 저뿐만 아니라 다른 장애여성들에게도 국제무대에 설 기회를 줘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장애여성 사단법인, ‘내일을여는멋진여성’을 만들었습니다. 내 일(my work), 나의 일을 통해, 내일(tomorrow), 미래를 여는 멋진 여성이라는 뜻으로 이 이름을 지었습니다.
이 단체의 설립의 핵심적인 목적은 그 유엔의 자리에 많은 장애여성들이 설 수 있게 하는 가장 근본적인 요소. 장애여성들의 일자리를 통한 경제적 자립이었습니다.
또한, 사람들이 멸시하고 유린했던 나의 여성으로서의 성을 아름다운 성으로 표현하고자 단체CI를 자궁으로 만들었습니다. 장애가 있든 없든 여성들은 어머니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존재들입니다. 여러분의 주변 혹은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저와 같은 상황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채 어둡고 긴 터널에 갇혀 있는 장애여성들에게 조그마한 힘이 되어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UN에서 국제장애인권리협약이 만들어지고, 각 나라에서 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하는 법들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장애가 있든 없든 여성들은 어머니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존재들입니다. 그러나 이런 법과 제도는 도구일 뿐 보장된 권리, 그 자체는 아닙니다. 우리의 권리는 우리의 현실을 드러내고, 스스로 연대하여 국가와 국제사회를 향해 촉구해야만 합니다. 장애여성들은 비정규직, 저임금 작업장은 물론, 전쟁터 같은 노점과 영업현장에서 일을 통해 매일매일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한결같이 말합니다. 일이 있어서 행복하며 나누면서 살고 싶다고. 장애여성들은 단지 개발되지 못한,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존재입니다. 우리의 권리는 우리의 현실을 드러내고, 스스로 연대하여 국가와 국제사회를 향해 촉구해야만 합니다. 계획하는 모든 것이 장애 여성과 그들의 희망인 ‘일’에 도움을 주는 것이며 이와 관련한 여러 도움의 손길은 보다 더 큰 감동을 많은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모쪼록 우리 사회의 장애여성이 아픔과 편견을 깨고 함께 일 할 수 있는 동료로서 받아들여지기를 소망해 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