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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제2회 세계장애여성대회]발데스 파라과이대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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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세계장애여성대회]발데스 파라과이대사 인터뷰 

 

 

장애와 차별을 넘어 연대를 향해!

 

10월 17일부터 21일까지 세종문화회관에서는 ‘제2회 세계장애여성대회’가 진행된다. 국제장애인권리협약에 명시된 장애여성권리의 실질적 실현을 목적으로 장애여성들이 다양한 소통을 나눌 수 있는 대화의 장이 될 ‘제2회 세계장애여성대회’는 2007년 1회 세계장애여성대회를 이후로 기나긴 준비 끝에 치러진다. 이 행사를 주최하는 사단법인 ‘내일을 여는 멋진 여성’ 여의도 사무실은 굉장히 바쁘게 돌아간다. 몇몇 여성들이 컴퓨터 앞에 앉아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여기저기 전화벨 소리도 끊이질 않는다. 지난달 26일 사무실을 방문한 이가 있었다. 바로 세페리노 발데스(한국이름 박대수) 주한 파라과이대사였다. “본국에서는 이 총회에 관심이 많다.”고 밝힌 발데스 대사는 허혜숙 제2회 세계장애여성대회장과 함께 대화를 나누었다. 

 

처음 입을 연 발데스 대사는 “파라과이 정부에서는 2009년 장애인들이 사회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법을 제정했을 뿐 아니라 외무부에서는 장애인 채용박람회를 통해 14명의 장애인을 채용했고 올해 15명 추가로 채용할 예정”이라며 파라과이의 장애인에 대한 높은 관심을 알렸다. 발데스 대사는 “장애인들이 해외로 나갈 수 있는 기회는 매우 적으며 이번에 참가하겠다고 신청한 분들은 태어나서 비행기를 한 번도 타보지 않은 사람들”이란 점을 강조함과 동시에 각국에서 2명만 참가할 수 있는 이 대회에 더 많은 사람들이 참가할 수는 없는지 허 대회장에게 물었다. 허 대회장은 “이 대회는 정부나 기업의 재정적 지원 없이 시민들의 기금으로 진행되는 행사이기 때문에 자금의 한계가 있다.”고 아쉬워했다. 이에 발데스 대사는 라디오를 통해 파라과이에 행사가 널리 알려진 점을 언급하며 “더 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해 시민들이 기금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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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올림픽과 같은 대형 행사를 제외하고는 해외 방문이 쉽지 않은 장애인들에게 제2회 세계장애여성대회는 큰 의미를 가진다. 특히 이번 세계장애여성대회는 시민들의 기금을 모아 진행될 뿐만 아니라 홍보를 비롯해 행정지원, 통역 등 모든 활동이 자원봉사로 이루어진다. 발데스 대사는 여러 사람들의 도움으로 이루어지는 이번 대회의 특성을 언급하며 “이번 총회를 통해 파라과이 장애여성들이 재단이 여성들에게 하는 일과 자원봉사 활동을 보고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행정적 업무 자원봉사 뿐 아니라 참가자들이 머물 홈스테이 가정도 자원봉사로 이루어진다는 소식을 들은 발데스 대사는 밝게 웃으며 “한국가정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홈스테이가 큰 의미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파라과이 초기이민자들은 대부분이 농업이민자라 한국이 아직 덜 발전한 국가로 인식하고 있다.”며 “한국을 직접 방문한다면 한국의 발전을 알게 되고 이를 소개함으로써 한국의 이미지도 상승할 것”이라고 홈스테이가 주는 이점에 대해 의견을 밝혔다. 

 

집에서는 두 딸의 아버지로, 한 아내의 남편으로 산다는 발데스 대사는 파라과이에서는 여성에 대한 신뢰가 커서 남자들이 꼼짝 못한다며 “파라과이는 장애여성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나라”라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구분이 뚜렷한데 파라과이는 그런 차별이 없고 법으로도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동등하게 대하는 법이 제정되어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에 비해 장애인을 위한 복지가 잘 되어있는 편”이라며 “단적인 예로 장애인들을 위한 턱을 제거하는 일에 한국 정부가 세심하게 배려하는 것 같다. 그리고 파라과이에는 전동휠체어도 볼 수 없는 기계이다. 파라과이에도 휠체어 공장을 만들고 싶다.”라며 한국 정부가 장애인들을 위해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애 여성을 위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해왔던 허혜숙 대회장은 “한국이 그런 면에 있어서 세심한 편이나 남존여비사상이 있어 장애 여성보다는 장애 남성이 지원을 더 많이 받는다.”며 한국의 장애인을 위한 복지의 한계를 꼬집었다. 동시에 “한국 휠체어 좋다.”며 한국과 협력해서 파라과이에 공장을 설립하는 것이 어떠하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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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파라과이대사 세페리노 발데스/ 가운데 허혜숙 제2회 세계장애여성대회장

오른쪽 곽인정 통역자원봉사자

 

 

장애 여성에 대해 세계인들이 어떤 노력을 함께 해야겠냐는 질문에 발데스 대사는 “우선 다른 나라 장애인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정보를 교류하며 관계를 강화시켜 나가야한다.”며 “특히 연락처를 통해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서로 상황을 교류할 수 있는 장애인 인명사전을 만들어야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허 대회장은 “전 세계 장애여성들에게는 정보가 자산이다.”라며 “끊임없는 정보공유를 통해 장애여성들의 역량을 강화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제2회 세계장애여성대회가 장애여성들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의지를 밝히는 허 대회장의 말에 발데스 대사는 “꼭 함께 참석하겠다.”며 행사를 지지했다.

 

장애여성을 위한 환경이 잘 조성되어 있는 선진국을 제외하고 100여 개국에서 초대된 장애 여성들은 대부분이 발데스 대사의 말처럼 처음 해외에 나오는 사람들이다. 처음 행사 참석을 요청했을 때 대부분의 장애 여성들이 동행하는 사람이 없으면 해외여행을 하기 주저된다며 우려를 표했다고 한다. 그들의 이러한 반응은 장애인을 위한 환경이 전혀 조성되지 못한 세계의 의식부재가 원인이 된 것은 아닐까. 장애 여성으로서의 권리를 되찾는 발걸음을 내디딘 그녀들에게 같은 환경에 처한 서로의 만남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에서 개최되는 제2회 세계장애여성대회가 장애여성의 권리 실현에 발판이 되기를 기원한다.

 

정현진/인터넷 경향신문 대학생 기자 (웹場 baram.kh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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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경향신문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10122227042&code=90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