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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라오스에서 하루만 더 머물고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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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오스 장애여성 개발센터
추적추적 겨울비가 내리는 라오스의 수도 위엥짠. 시내 버스터미널에서 40분 쯤 달려 태국 국경에 마주한 ‘우정의 다리’ 근처에서 내린다. 이곳에 라오스의 장애 여성들의 쉼터가 되어주며 기술 관련 교육을 제공하고 있는 '라오스 장애여성 개발센터(Lao Disabled Women's Development Centre; 이하 LDWDC)‘가 위치해 있다.
“웰 컴, 웰 컴, 위 웰 컴 코리안! (우리는 한국인을 환영합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LDWDC의 책임자 ‘짠 팽 시빌라(46)’씨가 활짝 웃으며 반겨주었다. 그녀의 모습은 밝고 자신감이 넘쳤기 때문에 한참이 지나서야 그녀가 인조다리를 하고 있는 장애인이라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녀가 한국인을 특별히 환영했던 이유 중 하나는 작년 가을, 한국의 장애여성을 위한 NGO ‘내일을 여는 멋진 여성(회장 허혜숙)’에서 휠체어 10대를 기부했기 때문이었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익숙하지 않은 나라 이 곳 라오스에까지 사랑의 손길을 전해준 한국 NGO에 한국인으로서 고마움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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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에 응해준 시빌라 씨

- 작은 체구에서 당당한 기품이 느껴지는 그녀가 처음 어떻게 센터를 열게 되었는지 궁금해졌다.
대학교 때의 전공은 경영학이었지만 어릴 적부터 배운 바느질에 소질이 있었습니다. 주변에서는 제 바느질 기술을 배우고 싶어 하는 장애 여성들이 많았죠. 그래서 매주 토요일 마다 그들을 저의 집에 불러 모으고 바느질을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장애 여성들에게 바느질은 훌륭한 돈벌이 수단이 되기 때문입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점점 제 기술을 배우고자 하는 여성의 수가 증가하였고 정부 기관의 도움을 받아 2002년 4월에 이 센터를 열게 되었습니다.


- 그렇다면 바느질 교육이 중점이 되는 것인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목표는 무엇일까.
바느질(sawing)을 포함한 6가지 분야의 교육을 진행 중입니다. 종이공예(paper making), 컴퓨터(computer awareness), 언어(Lao and English language), 직조(weaving) 소창업기술(small business skills)이 바로 그것입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에는 수업을 진행하며 오후에는 운동과 취미 활동을 하고 저녁에는 센터 내의 도서관에서 책을 읽거나 쉬는 등 개인의 자유 시간을 갖습니다. 우리가 목표하는 미션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바로 장애 여성들이 ‘독립적인 삶’을 살 수 있고 경제적인 능력을 갖추기 위해 ‘직업 기술’을 갖는 것입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장애 여성들이 일반인들과 대등한 관계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며 이를 위하여 자신만의 기술을 바탕으로 직업을 가져 경제력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 많은 장애 여성들이 교육을 받기를 원할 것 같다. 이들을 모두 수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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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손으로 아름다운 물건을 
생산해 내다.
현재까지 300여 명의 학생들이 6개월간의 교육 과정을 마치고 졸업했습니다. 이 중에서 50%의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 직업을 얻게 되었죠. 물론 많은 여성들이 센터에서 기술을 배우길 원하고 있지만 정해진 기금으로 모든 여성들을 수용하기란 어렵습니다. 한 명의 장애 여성을 6개월 간 교육하기 위해서 500달러의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일례로 저처럼 한쪽 다리가 절단된 한 장애여성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처음에 혼자서 아무 일도 할 수 없던 친구였지만 교육을 받은 후 직업을 갖게 되었고, 다른 장애 여성들에게 센터를 추천하는 동시에 자신이 받은 교육을 직접 전해주기도 했습니다. 장애 여성의 입장에선 그들의 고충을 같은 위치에서 바라보고 공감해 줄 수 있는 장애 여성이 멘토가 되는 것을 선호하기도 하지요. 제가 처음 LDWDC를 시작했던 것처럼 그녀가 결성한 두 개의 소집단이 바로 지금 이 센터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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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접 만든 종이공예품을 들고 미소짓는 소녀
교육 수혜자가 교육 제공자가 되어 봉사를 하고, 그 꼬리를 이어나가 미래에 수많은 라오스 장애 여성들이 또 다른 LDWDC를 열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언젠가 또 다른 짠 팽 시빌라 씨가 될 여성들의 작업실을 찾아가 보기로 한다. 한쪽 방에서는 라오스 전통 문양이 들어간 가방을 만들고 있으며 다른 한 쪽에서는 신문지를 둘둘 말아 액자 프레임을 만드는 작업이 한창이다. 한적한 오후 낯선 이의 방문을 미소로 환영하며 묵묵히 자신의 할 일을 멈추지 않는 여성들. 가끔 옆에 있는 친구와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무엇이 즐거운지 까르르 웃음을 터뜨리는 그녀들의 밝은 모습에서 신체적인 불편함은 이미 눈에 띄지 않았다. 미래의 포부 또한 크고 당찼다. “장래의 꿈이요? 저만의 사업을 시작하는 거죠. 언젠가는 큰 회사의 사장이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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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들이 만든 상품은 
공정 무역 가게에서 팔린다.
이들이 손수 제작한 지갑과 아름다운 옷감들, 이곳 정원에서 직접 기른 나무로 제작한 종이 공예품은 비록 완숙미는 부족했지만 그들의 땀과 열정이 고스란히 배어있어 정겨운 멋이 느껴졌다. 이들이 만든 상품은 위엥짠 시내 중심에 있는 공정 무역 가게에서 팔리게 된다. 시빌라씨와의 인터뷰 도중에도 한 공정무역 가게에서 이곳과 상품 거래를 하고 싶다는 전화가 걸려 오기도 했다.
라오스에서 유명 관광지와 불교 사원을 정신없이 순례한 후 2% 부족한 아쉬움이 남는다면 다음 목적지로 떠나기 전에 하루만 더 머물러 보자. 조금 더 특별한 추억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하다. 라오스 전통 요리를 배울 수도 있고, 시골 마을을 방문해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친구가 될 수도 있으며 코끼리와도 친구가 되어 그들의 ’동물권‘을 위해 작은 기부를 할 수도 있다. 그리고 하루 더 시간을 내어 LDWDC의 라오스 장애여성들을 만나 그들의 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어보자. 단 하루 만이라도 관광지의 정형화된 풍경이 아닌 그 나라의 진실된 모습을 만나기 위한 시도를 하는 것이다. 

*“Stay Another Day”: 인도차이나반도 3국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에서 진행하는 공정여행 캠페인. 홈페이지와 노란색 소책자에는 현지인의 삶에 밀착되어 지역 사회에 도움을 주며 그 나라의 동식물과 환경, 문화를 존중하는 단체들이 소개되어 있다. (홈페이지: http://www.stay-another-day.org

* LDWDC (라오스 장애여성 개발센터), Thadeua Road 20km, past entrance to Friendship Bridge on the right. 
Tel 021 812282 / 020 565 5353 E-mail laodwdc@gmail.com
 
글&사진 | 위민기자 김윤희

 


* 출처 : 위민넷


(http://www.women.go.kr/new_women/women/common/bbs/view.do?menuId=M00224&selectedSeq=88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