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하단 바로가기

공지사항

‘내일을 여는 멋진 여성’ 허혜숙 회장 “장애 극복은 재활 아닌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

본문

[사람과 삶] ‘내일을 여는 멋진 여성’ 허혜숙 회장 “장애 극복은 재활 아닌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 

 

 

강은영 기자 | kkang@newscj.com   2012.10.04 07:44:31

 

 

d116e557e01a0f59bdeacf4708da9ed9_1448598210_8978.jpg
▲ ‘내일을 여는 멋진 여성’ 허혜숙 회장 “장애 극복은 재활 아닌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

ⓒ천지일보(뉴스천지)

 

자신 속의 진주를 발견해 세상을 치유하길… 

세계 장애여성에게 감동 주는 메신저 되고파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장애와 차별을 딛고 장애를 희망으로 바꿔가고 있는 ‘내일을 여는 멋진 여성’ 허혜숙 회장을 삼성역 서울의료원 신관 1층 장애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만났다. 강렬한 눈빛으로 기자를 반긴 허 회장의 표정에서 장애인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자신감과 당당함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장애를 극복하는 것은 재활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허 회장은 다르다. ‘장애를 극복하는 것은 재활이 아니라 사회를 변화시키는 운동’이라는 것. 

 

허 회장은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장애여성들이 그 장애를 극복하고 당당하게 사회에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사회에 나간 그 모습을 통해 비장애인도 할 수 있다는 소망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후천적으로 장애를 가진 사람이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10년이고 20년을 투자한다고 해서 완벽하게 비장애인이었을 때로 돌아갈 수는 없다. 빨리 그 장애를 인정하고 자신이 가진 능력으로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곳에서 일을 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게 허 회장의 말이다. 

 

“진주는 조개가 많은 상처가 났을 때 조개 스스로 그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액을 뿜어내고 그 남은 액이 진주가 되는 것입니다. 그렇듯 상처가 많은 사람이 자기 속에 있는 진주의 가치를 발견해 그것으로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이죠.” 

 

자신 안의 진주를 찾은 허 회장은 3가지 모토를 가지고 나아가고 있다. 

그 첫 번째는 ‘장애를 희망으로 바꾸는 여성들’이다. 허 회장은 “자기개발을 계속해서 ‘우리가 이러한 사람입니다’ ‘이렇게 가능성이 있는 사람입니다’를 알려 장애를 희망으로 바꾸는 여성들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 일로는 인식개선, 다양한 국제연대, 지역사회 봉사 등을 꾸준히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늘 품는 여성들’이다. ‘늘 품은’의 뜻은 앞으로 큰 발전 가능성을 지닌 여성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밭을 일구듯 우리의 발전 가능성을 우리 스스로 일궈 멋진 여성이 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한 일로는 직업을 만들어서 그 사람들의 적합점을 찾아주는 것이다. 허 회장이 꿈꾸는 것은 여성들을 위해 창업의 문을 열어주는 것과 숍을 통해 갤러리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뿌리와 새싹’이다. 엄마 앞에서는 새싹이 되고 자녀 앞에서는 뿌리가 된다는 의미이다. 엄마 앞에서 새싹이기에 장애를 가졌지만 부모의 병 수발을 들 수 있고 자녀 앞에서 뿌리가 되기에 가난한 생활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자녀가 당당하게 설 수 있게 해 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려운 환경에서 생활한다지만 늘 깨끗한 환경을 만들어주고 동화책 등으로 일반 가정과 똑같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에 허 회장은 “2007년부터 장애여성들에게 독서지도자 자격증을 습득하게 해서 아이들을 지도하게 했다”며 “장애라는 단어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장애라는 단어를 극복해 검정고시도 보고 대학도 가서 전문여성으로서의 자질을 갖게 한다”고 전했다. 

 

지금은 비록 어려움이 있지만 조금씩 이 운동을 해나감으로 주위가 변화되고 결국 이 사회가 변화될 것을 굳게 믿고 있는 그다. 

 

허 회장은 자신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데 누가 자신을 사랑해 줄 것이며, 향기를 품지 않는데 누가 오겠느냐며, 먼저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 안에 있는 보석을 발견해 그 보석으로 사회를 변화시키는 여성이 되기를 강조했다. 

 

그는 마약퇴치 상담을 통해 미국에서 자원봉사자상도 받았다. 마약퇴치 상담을 어떻게 할까 궁금해 하자 “마약을 하는 사람들 중에 부요한 이들이 많다. 그들이 장애인을 위해 봉사를 하다보면 어느새 그들의 모습에서 열심히 살고자 하는 의지를 엿보게 된다”며 “장애인들이 삶에 대한 애착을 보이며 열심히 살려는 모습을 보고 정신을 차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허 회장은 장애인인력센터의 주축이 한국이 될 것을 예측해 재능기부를 받아 모든 활동을 영어와 한국어로 남겼다. 그런 예측이 있었기에 지금은 세계에 원조하는 나라가 될 수 있었다. 허 회장은 이 활동을 위해 첫 번째로 라오스를 방문했다.

 

많은 이들이 라오스가 개방될 때 많은 돈을 들고 들어갔지만 장애여성 17명은 휠체어와 일상에 꼭 필요한 생활용품을 가지고 그 땅을 밟았다. 그들이 라오스 땅을 밟는 순간 많은 이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하지만 그 놀라움은 곧 감동으로 변했다. 이들 여성장애인들의 노력과 진실한 마음이 라오스를 감동시켰기 때문이다. 그 당시만 해도 그것이 국가브랜드가 될지 상상도 못했지만 시간이 지난 지금 하나의 국가브랜드가 된 것이다. 

 

허 회장은 45개국 87명의 장애인이 모인 4박 5일간의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일대일 70명, 후원 7억을 모금해 세계장애여성대회를 개최한 것이다. 그는 이 일을 계기로 사무국을 한국에 유치했다. 10월에 UN심사와 등록만이 남아있다. 

 

또한 허 회장은 라오스를 기점으로 베트남, 캄보디아, 미얀마, 태국으로 봉사의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10월에는 케냐, 에티오피아로 떠난다. 

 

‘내일을 여는 멋진 여성’은 장애인들이 다양한 세상을 접할 수 있게 1년에 8번은 최고급 뮤지컬이나 영화를 즐길 수 있게 해준다. 또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여름에는 수상스키, 겨울에는 스키장에 간다. 지난 8월에는 전국 장애여성 생활체육대회를 개최해 건강증진과 긍정적 사고 배양 등 사회의 일원으로서 다양한 여가문화 활동을 누릴 수 있는 계기도 마련해줬다. 

 

‘내일을 여는 멋진 여성’ 허혜숙 회장이 앞으로도 전 세계의 더 많은 장애여성들에게 꿈과 희망을 나눠주는 메신저가 되길 바라본다.